고통은 피할 수 없다
우리는 누구나 고통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고통은 예상치 못한 사고에서부터 시작하여, 실패, 관계의 단절, 경제적인 어려움, 건강 문제, 심지어는 삶의 방향을 잃어버리는 순간들까지 우리를 찾아온다. 고통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 고통이 일시적이든, 오랜 시간이 걸리든, 그 어느 순간에도 우리는 고통과 마주하게 된다. 고통을 완전히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쩌면 고통은 우리가 삶을 살아간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얼마나 존재하는지, 얼마나 생동감 있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감정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고통, 그것은 우리가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며,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는 징표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통을 피해가고 싶어 한다. 고통을 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을 피할 수 없다.
고통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고통을 부정하고 애써 외면하려 한다. “이건 내가 겪어야 할 일이 아니야, 아니면 그냥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라고 생각하며 고통을 숨긴다. 어떤 사람은 고통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무기력하게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스스로를 낙담시킨다. 또 어떤 사람은 고통을 기회로 삼아, 그것을 통해 성장하고자 한다.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을 마주하고, 이해하고, 변화시키려 한다. 우리는 고통을 피할 수 없지만, 그 고통을 어떻게 대할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우리가 고통을 경험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행복해야 한다’는 압박이 우리를 옭아맨다. 매일처럼 SNS에는 행복한 순간들이 넘쳐난다. 사람들은 모두가 멋진 모습을 보이고, 자신을 더욱 빛나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자꾸 비교하며,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사실, 그 행복의 이면에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많은 고통들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그 압박은 때때로 고통을 더 크게 만든다. 고통을 숨기려 할수록, 그것은 점점 더 강해지고, 결국 우리의 몸과 마음은 그 고통을 무시할 수 없도록 강하게 울려대게 된다.
나는 그 고통을 인정하기로 결심했다. 고통을 외면하려 하지 않고, 내 마음의 아픔을 솔직하게 느껴보기로 했다. “나는 지금 힘들다”라는 감정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할 수 있는 첫걸음이었다. 내가 힘든 순간에, 그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했다. 그때, 나는 무언가를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통을 피하려고만 했던 시간들, 내가 나의 감정을 외면했을 때, 내 마음은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무기력해졌다. 이제 나는 내 감정을 억누르지 않기로 했다.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고통을 인정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이야말로 치유의 시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고통을 인정한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고통을 느끼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분명히 중요한 첫걸음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혼자서 그것을 짊어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존재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 고통을 혼자만의 짐으로 만들지 말고, 주변 사람들과 나누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고통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겨내야 한다”거나 “내가 약해 보일까 봐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고통은 혼자서만 겪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고통을 나누면, 그 고통은 반으로 줄어든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치유의 과정이다.
심리학에서도 많은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가 고통을 사회적 지지 속에서 나누면, 그것은 훨씬 더 잘 극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은 상당히 줄어든다. 타인의 공감을 받고, 이해를 얻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큰 위로를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약한 것이 아니라고 인식해야 한다. 오히려, 내 감정을 드러내고, 타인에게 지지를 구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일 수 있다. 나는 이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고통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야말로 고통을 극복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나 또한 내가 받은 지지와 위로를 다른 사람에게 돌려주고자 한다. 내가 겪은 고통을, 내가 느낀 위로를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나도 누군가의 고통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겪은 아픔을, 내가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 줄 수 있다면, 그 또한 나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과정이 될 것이다.
결국, 고통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고통을 마주하는 태도는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것을 함께 나누는 방식으로 우리는 고통을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강한 사람이 될 것이다. 내가 고통을 나누고, 내가 고통을 겪고, 그 고통 속에서 서로를 도우며 살아간다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한 곳이 될 것이다. 그러니, 고통이 찾아오더라도 두려워하지 말자. 고통은 우리가 살아간다는 증거일 뿐이며, 그것을 마주하며 나누는 순간, 우리는 더 깊은 이해와 연대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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